즉흥적으로 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야 겠다는 거창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자의식 과잉에 의한,
남들보다 다소 일찍 쓰는 '부분 자서전' 정도로 표현하는 게 맞겠다.
아마 내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
(이 타이틀은 볼 때마다 참 잘 지었단 생각이 든다.)
공군 중위이고 이제 여름이면 전역한다.
나는 여자이다.
그리고 3년 만에 전역을 한다.
직업으로 군복무를 하지 않는 단기장교라는 뜻이다.
지난 3년 간 친구들, 선배장교들로부터 '왜?'라는 질문을 많이도 받아왔다.
친구들은 '왜 군대에 갔는지(왔는지)'를 물었고,
선배장교들은 '왜 그냥 나가는지(이럴 거면 대체 여길 왜 기어들어 왔는지)' 물었다.
정말 나도 잘 모르겠어서 나도 잘 모르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해왔지만,
아마 글을 쓰다보면 나도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비판적 글쓰기, 그러니까 비판 받을만한 글을 쓰는 것에 알러지가 있는 나는
내 글을 보고 누군가 비평하고 좋지 않은 소감을 늘어놓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대학신문사에서도 피드백의 공포와 싸워야 했고
그래서 늘 논리적으로 큰 결점이 없는,
그러나 동시에 색깔도 재미도 없는 글만 내놓았다.
나는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는 글만 쓰고 싶어 했다.
그럴수록 내 글은 재미가 없어졌고, 그걸 보완하려고 자꾸 문장에 힘을 주었다.
자꾸 무엇을 가르치려 들었다.
어떤 사회적 의미가 없으면 밋밋하게 느껴졌다.
사소한 감동을 놓쳤다.
반성한다.
여전히 두려움이 앞서지만. 나는 오늘.
소통을 위한 글쓰기의 첫 걸음으로 즉흥블로그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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