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 샘 해밍턴의 유격훈련 받는 장면을 보고
처음엔 혼자 미친듯이 웃다가
나중에는 자꾸 그 때 생각이 나서 눈물이... 엉엉
유격에 대해 나중에 자세히 포스팅 할 날이 오겠지만
미리 겁 좀 주자면..
내 동기 하나는 줄 잡고 건너기 하다가
눈썹 위가 찢어져 훈련 도중 실려가 바늘로 꼬맸다.. 그 때 생각하면... 웃음이 나겠냐고.
그래서 시작하는 훈련 포스팅.
2010년 3월 15일 진주 공군교육사령부.
그 날은 비가 내렸다. 추적추적.
그리고 480여명의 동기들이 울며 웃으며 충성관 강당으로 들어갔다.
나는 부모님의 배웅을 받으며 씩씩하게 당당히 아무 생각 없이 그곳에 합류했다.
저 멀리 다른 여군이 하나 보였다. 단발머리의 그녀도 용감해보였다.
아버지는 하나뿐인 딸을 신나게 입대시키고는
올라가는 길에 운전을 하며 그렇게 서럽게 울었다고 했다.
나의 아버지는 애석하게도 방위 출신이라 군대가 어떤 곳인지 몰랐다.
나는 지금도 그러한 아버지의 무지가 용기가 되어 사랑하는 나를 그 훈련단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 모든 군필자들은 나를 말렸었다...
처음엔 아무것도 안 시켰다. 우리를 존중해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세면장 청소 상태가 불량하던 어느 날 우리는 모두 샤워장에 누웠지.
좌로 굴러 우로 굴러로 세면장 바닥을 온 몸으로 닦아주었지...
이제보니 난 참으로 섬세한 여자였다.
이렇게 자세하게 잘 적어놓다니.
그리고 가입단이 끝나며 내가 입고 있던 모든 옷가지들을 집으로 보내는 상자에 저 수첩도 같이 들어갔지.
사제품은 실오라기 하나도 용납되지 않기에.
정말 착잡해하며 쌌던 그 택배 박스에 마지막에 급하게 저 수첩 한장을 찢어 휘갈겼다.
'나는 괜찮으니 걱정하지마!'
그것은 부모님을 위한 효녀의 하얀 거짓말.... 이 아니고
그 때까진 정말 괜찮았다.
가입단... 폭풍전야가 끝나가고 있었다.
2탄은 다음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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