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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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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이 타군에 비해 훈련이 약하다고들 생각하나본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공군 장교는 14주(이제 12주)의 훈련이 끝나고 임관해서 자대로 배치받으면

ORI, 기지방어 훈련 외에는 정기적인 훈련이 없다.

종종 화생방 훈련 등이 있기는 하지만 간부들은 여러 가지 부대 사정상 훈련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헌병 특기를 제외하면 유격 훈련을 다시 받는 일도 없고, 행군도 안 한다.

 

그 래 서

임관 전 훈련을 매우 빡세게 받는다고 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실제 전쟁이 나면 지휘를 해야하기 때문에 잘 알아야 하니)

강하게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라고 들었다.

 

 

금지항목 뭐 하나 걸리면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꼭 지켰다.

후배들 중에는 휴대폰 소지하고 있다가 퇴소 당한 친구도 있다지..?

 

 

용무를 허락 받지 못하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화장실에 가는 것은 '용변허락 받겠습니다'라고 한다.

 

 

예비후보생의 (행복했던) 일주일이 지나가고. 드디어 진짜 입단이다.

입단식이 끝난 날 저녁, 충성관 강당에 후보생 480명이 모여 숨을 죽이고 있다.

빨간 모자를 쓴 소대장들이 안 보인다. 뭐지.. 뭘까.. 불안하다.

마이크를 잡고 있던 소대장이 말한다.

 

"지금부터 소대를 발표하겠다."

 

그 전에 있었던 소대장 소개 시간에 '저 인간만은 안 걸리길' 소망했던 소대장들이 있었는데..

결전의 시간이다. 과연 내 운명은..

1중대 1소대장이 나와서 자신의 소대원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른다.

이름이 호명된 후보생들은 큰 소리로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60명 쯤 되자 호명이 멈춘다.

1중대 1소대장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소리친다.

"연병장으로 다 튀어나와!!"

이름 순으로 (그리고 여군은 따로) 분류돼 있던 가소대에서 이빨 빠진 자리가 한 두개씩 보인다.

그리고 1중대 2소대장이 나온다. 여군이다.

내 이름이 불린다.... 우리 소대도 밖으로 튀어나간다.

다행히 우리 소대는 별 다른 일이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전달사항만 전달했고 우리를 기 죽이거나 진압하려는 위압적인 자세로 나오지 않았다.

재수가 좋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다....

2중대 4소대까지 모두 분류가 끝났다.

2중대 4소대는 첫날부터 녹초가 됐다. 아주 많은 일을 겪은 모양이었다.

 

죽음의 3주, 우리의 특내가 시작되었다.

 

특내 이야기는 아무래도 생생함을 위해 내 훈련일지를 직접 보면서 써야겠다.

 

 

번외) 질문 맛보기.

1. 장교 후보생도 직각식사를 하나요?

- 아니오. 직각식사란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상방으로 90도 올리고 자신의 입 높이에서 멈춘 후 직선으로 그 숟가락을 가져와 입에 넣는 것을 말하는가본데, 그런 건 하지 않는다.

다만 '플레이트 수평'이라는 것이 있다. 급식판이 움직이지 않도록 왼손을(왼손잡이는 오른손을) 쫙 펴서 급식판의 모서리를 받친다. 이 때 엄지와 나머지 손은 벌어진 상태이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붙인다. (선서! 할 때 손 모양에서 엄지만 90도로 벌리고 식판 왼쪽 아래 끝 모서리에 대고 있는 것이다. 손에 힘주고 누르면 식판이 엎어지고 그렇다고 팔꿈치나 손목 등을 식탁에 기대서도 안된다. 그게 좀 힘들다. 그거 때문에 지적도 많이 받는다...

 

2. 구보는 얼마나 힘든가요?

- 구보만 잘 하면 웬만한 훈련은 다 잘할 수 있다. 모든 훈련의 기초는 뛰는 것이다. 사격을 하러 가도 사격장 구경을 해야한다. 억지로. 뛰어서. 우리 때 신 모 중위님이 드넓은 사격장을 계속 뛰게 하고 못 뛴다고 오리걸음 시키고 그랬던 게 생각난다. 화생방 훈련장에도 뛰어 올라가야 하고 올라가면 또 그 앞을 뛰어야 한다. 유격 훈련장, 총검술, 제식.. 뭐 나중에 되면 이게 내가 뛰는 건지 땅이 도는 건지 모르게 뛰게 된다.

그리고 아침마다 모닝 구보를 뛴다. 가볍게 2~3km 정도?.... 아무튼 3보 이상은 다 구보다. 구보구보구보... 재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더 큰 고통을 맛볼 것이다.

 

3. 유격은 진짜사나이처럼 똑같이 하나요?

- 유격, 유격, 유격대. 유격대. 공군은 '보라매'다. 조금만 몸이 처진다 싶으면 놓치지 않고 열외시킨다.

"260번 보라매 뒤로 나와!" "네! 260번 보라매 열외!"

그리고 같은 동작을 수백번 다시 시킨다. 잘할 때 까지... 흑흑.

줄 잡고 건너기, 외줄타기, 목봉체조, 등등 많은 유격 종목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한다. 체조? 물론 빡세다. 그렇다고 미리 유격체조 익혀갈 것까지는 없다. 못하면 그냥 더 많이 하면 된다.

 

 

 

 

posted by 주할미